기업규제완화법에 따른 산업단지 개발 사업용 국유지 무상양도 거부로 인한 부당이득 반환 [서울고법(인천) 2023. 8. 24. 선고 2022나13993 판결 : 확정]
안녕하세요 遵法精神의 판례로 본 세상입니다.
이번에 다룰 주제는 기업규제완화법에 따른 산업단지 개발 사업용 국유지 무상양도 거부로 인한 부당이득 반환 입니다.
부당이득금 [서울고법(인천) 2023. 8. 24. 선고 2022나13993 판결 : 확정]
소송의 주요 쟁점
산업단지개발사업 시행으로 용도가 폐지되는 국가 소유 토지의 무상양도 문제에 관하여 기업규제완화법 제25조가 산업입지법 제26조에 우선하여 적용되는지 여부
소송의 요약
산업단지 개발 사업 시행자(김포골드밸리)가 사업으로 인해 용도가 폐지되는 국가 소유 토지를 매수하려 했으나, 국가(피고)는 토지가 공공시설이 아니라는 이유로 무상양도를 거부했습니다.
김포골드밸리는 피고로부터 토지를 유상으로 매수했지만, 이후 파산하여 파산관재인(원고)이 국가를 상대로 매매대금 상당의 부당이득 반환을 구했습니다.
법원은 다음과 같이 판단했습니다.
- 산업단지 개발 사업에 따른 국가 재산의 무상귀속 문제에는 산업입지법보다 기업규제완화법이 우선 적용됩니다.
- 기업규제완화법은 공공시설뿐만 아니라 국가 소유의 모든 재산을 무상양도 대상으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 이 사건 토지는 공공시설이 아니더라도 기업규제완화법에 따라 무상양도 대상이 됩니다.
- 기업규제완화법 제25조 본문은 사업 시행자에 의한 공공시설 설치비용 범위 내에서 용도 폐지 국가 재산의 무상양도를 강제하는 강행규정입니다.
【판시사항】
산업단지개발사업의 시행자인 甲 주식회사가 사업시행으로 용도가 폐지되는 국가 소유 토지의 무상양도를 요구하였다가, 국가가 현실 이용상황이 공공시설인 토지는 산업입지 및 개발에 관한 법률 제26조에 따라 사업시행자에 무상귀속되나 위 토지는 현실 이용상황이 비공공시설이어서 무상귀속이 불가하다며 요구에 응하지 않자, 국가와 위 토지에 관한 매매계약을 체결하고 매매대금을 지급하였는데, 이후 甲 회사의 파산관재인이 위 매매계약은 기업활동 규제완화에 관한 특별조치법 제25조를 위반한 것으로서 무효라며 국가를 상대로 매매대금 상당의 부당이득반환을 구한 사안에서, 위 매매계약은 강행규정인 기업활동 규제완화에 관한 특별조치법 제25조 본문을 위반한 것으로서 무효이므로, 국가는 甲 회사의 파산관재인에게 부당이득반환으로 매매대금 상당액 및 이에 대한 이자와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한 사례
【판결요지】
산업단지개발사업의 시행자인 甲 주식회사가 사업시행으로 용도가 폐지되는 국가 소유 토지의 무상양도를 요구하였다가, 국가가 현실 이용상황이 공공시설인 토지는 산업입지 및 개발에 관한 법률(이하 ‘산업입지법’이라 한다) 제26조에 따라 사업시행자에 무상귀속되나 위 토지는 현실 이용상황이 비공공시설이어서 무상귀속이 불가하다며 요구에 응하지 않자, 국가와 위 토지에 관한 매매계약을 체결하고 매매대금을 지급하였는데, 이후 甲 회사의 파산관재인이 위 매매계약은 기업활동 규제완화에 관한 특별조치법(이하 ‘기업규제완화법’이라 한다) 제25조를 위반한 것으로서 무효라며 국가를 상대로 매매대금 상당의 부당이득반환을 구한 사안이다.
기업규제완화법의 입법 취지 및 규정 내용에다가 기업규제완화법 제25조 본문에 산업단지개발사업의 시행으로 인하여 용도가 폐지되는 국가 또는 지방자치단체 소유의 재산은 ‘산업입지법 제26조 제2항에도 불구하고’ 사업시행자에게 무상으로 양도하여야 하는 것으로 명시하고 있고, 국가나 지방자치단체의 목적 수행상 불가피하게 양도할 수 없는 재산에 대해서는 예외로 한다는 단서 규정을 둔 것 외에는 문언상 관리청에 해당 재산에 대한 무상양도를 거부할 재량권을 부여하고 있지 않은 점 등을 보태어 보면, 산업단지개발사업 시행에 따른 국가 재산의 무상귀속 문제에 관하여는 산업입지법 제26조 제2항에 우선하여 기업규제완화법 제25조가 적용된다고 봄이 타당한데, 기업규제완화법 제25조는 문언상 무상양도의 대상을 ‘재산’으로 정하고 있을 뿐 ‘공공시설’에 해당하여야 한다고 제한하고 있지 않고, 이를 문언과 달리 ‘공공시설’로 축소 해석해야 할 합리적인 이유가 없는 점, 무상양도의 대상을 ‘공공시설’ 내지 ‘정비기반시설’로 한정한 택지개발촉진법,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 등과 달리 위 조항은 무상양도의 대상을 ‘재산’으로 확대하여 기업들의 사업 참여를 유도하고자 하는 입법자의 의도를 반영한 것으로 보이는 점, 위 조항 단서에서 국가 또는 해당 지방자치단체의 목적 수행상 불가피하게 양도할 수 없는 재산에 대하여는 무상으로 양도할 수 없는 것으로 예외조항을 두어 공공의 이익과 민간사업시행자의 이익을 합리적으로 조정하고 있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위 토지는 실제 사용현황이 공공시설로 이용되고 있지 않더라도 기업규제완화법 제25조에 따라 무상양도의 대상이 되며, 기업규제완화법 제25조 본문은 사업시행자에 의하여 새로 설치될 공공시설의 설치비용에 상당하는 범위에서 사업시행으로 용도가 폐지되는 국가나 지방자치단체 소유 재산의 무상양도를 강제하는 강행규정이므로, 甲 회사가 국가로부터 위 토지를 유상으로 매수하는 내용의 위 매매계약은 강행규정인 기업규제완화법 제25조 본문을 위반한 것으로서 무효이고, 국가는 甲 회사의 파산관재인에게 부당이득반환으로 매매대금 상당액 및 이에 대한 이자와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한 사례이다.
【참조조문】
기업활동 규제완화에 관한 특별조치법 제25조, 산업입지 및 개발에 관한 법률 제26조, 민법 제105조, 제741조
【전문】
【원고, 항소인】
파산자 김포골드밸리피에프브이 주식회사의 파산관재인 원고
【피고, 피항소인】
대한민국 (소송대리인 정부법무공단 담당변호사 조현민)
【제1심판결】
인천지법 2022. 7. 7. 선고 2021가합56939 판결
【변론종결】
2023. 7. 6.
【주 문】
1. 제1심판결 중 아래에서 지급을 명하는 금액에 해당하는 원고 패소 부분을 취소한다.
피고는 원고에게 2,833,490,400원 및 이에 대하여 2021. 6. 22.부터 2023. 8. 24.까지는 연 5%의, 그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2. 원고의 나머지 항소를 기각한다.
3. 소송총비용 중 1/10은 원고가, 나머지는 피고가 각 부담한다.
4. 제1항의 금전지급 부분은 가집행할 수 있다.
【청구취지 및 항소취지】
제1심판결을 취소한다. 피고는 원고에게 3,097,899,600원 및 이에 대하여 2018. 7. 11.부터 이 사건 소장 부본 송달일까지는 연 5%의, 그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이 유】
1. 기초 사실
가. 이 사건 산업단지개발사업의 추진
1) 경기도는 2013. 4. 8. 김포시 (주소 생략) 일대를 산업단지로 개발하는 내용의 김포 ○○○일반산업단지(이하 ‘이 사건 산업단지’라 한다) 개발사업(이하 ‘이 사건 사업’이라 한다)의 실시계획을 승인·고시(경기도 고시 제2013-92호)하였다.
2) 김포골드밸리피에프브이 주식회사(이하 ‘김포골드밸리’라 한다)는 위 산업단지의 조성 및 분양을 위하여 설립된 특수목적법인으로, 산업입지 및 개발에 관한 법률(이하 ‘산업입지법’이라 한다) 제16조 제1항 4호가 정한 요건을 갖추어 위 법 제16조 제1항 제1호에 따라 이 사건 사업의 시행자로 지정되어 위 사업을 추진하였다.
3) 김포골드밸리는 2021. 3. 26. 인천지방법원으로부터 파산선고를 받았고(인천지방법원 2021하합12), 원고가 김포골드밸리의 파산관재인으로 선임되었다.
나. 피고 소유 토지의 사업지역 편입 및 무상양도 협의 절차
1) 피고는 별지1 목록 기재 각 토지(이하 ‘이 사건 각 토지’라 하고, 제1 내지 21항 기재 토지를 이하 ‘이 사건 제1 내지 21항 토지’로, 제22항 기재 토지를 ‘이 사건 제22항 토지’라 한다)의 소유자였는데, 이 사건 사업의 시행으로 이 사건 각 토지는 위 사업부지에 편입되게 되었다. 이 사건 각 토지는 사업승인 당시 그 지목이 ‘도로’이었으나, 실제 도로로 사용되지는 않았다.
2) 김포골드밸리는 2017. 7.경부터 2018년경 사이 피고에게 이 사건 각 토지를 비롯하여 이 사건 사업부지에 편입되는 도로, 구거, 제방 등의 무상양도 절차와 관련하여 협의를 진행하였는데, 피고는 이 사건 사업부지 내에 편입되는 국유재산 중 현실 이용상황이 도로, 구거 등 공공시설로 사용되는 토지에 대하여는 산업입지법 제26조에 따라 사업시행자에게 무상귀속하나, 이 사건 각 토지는 현실 이용상황이 비공공시설인 대지, 답, 임야 등에 해당하여 무상귀속이 불가하다는 이유로 무상양도 협의에 응하지 않았고, 이 사건 제1 내지 21항 토지는 2018. 4. 3. 용도폐지되었다.
다. 김포골드밸리의 이 사건 각 토지 매수
김포골드밸리는 2018. 7. 11. 피고로부터 이 사건 각 토지를 3,097,899,600원에 매수하는 내용(그중 이 사건 제1 내지 21항 토지의 대금은 2,833,490,400원이고, 이 사건 제22항 기재 토지의 대금은 264,409,200원이다)의 계약(이하 ‘이 사건 매매계약’이라 한다)을 피고와 체결한 후 매수대금을 모두 지급하였고, 2018. 7. 31. 이 사건 각 토지에 관하여 김포골드밸리 앞으로 소유권이전등기가 마쳐쳤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7, 24, 25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당사자들의 주장
가. 원고의 주장
1) 기업활동 규제완화에 관한 특별조치법(이하 ‘기업규제완화법’이라 한다) 제25조는 산업입지법 제26조 제2항 후단의 특별법이므로, 이 사건 사업의 시행으로 인하여 발생하는 국가 재산의 무상귀속 문제에 관하여는 위 기업규제완화법 제25조가 산업입지법 제26조 제2항에 우선하여 적용된다.
2) 기업규제완화법 제25조는 산업입지법 제26조 제2항과는 달리 무상양도의 대상을 산업단지개발사업의 시행으로 인하여 용도가 폐지되는 국가 또는 지방자치단체의 "재산"으로 규정하고 있으므로, 이 사건 각 토지는 그 사용현황이 공공시설인지 여부와 무관하게 사업시행자인 김포골드밸리에 무상으로 양도되어야 하고, 위 기업규제완화법 규정은 그 입법 취지에 비추어 새로 설치되어 국가 또는 지방자치단체에 무상으로 귀속되는 공공시설의 설치비용에 상당하는 범위 내에서 용도폐지되는 재산의 무상양도를 강제하는 강행규정에 해당한다.
3) 그럼에도 피고는 김포골드밸리의 무상양도 요구에 응하지 아니하였고, 이에 김포골드밸리는 이 사건 각 토지의 취득이 늦어질 경우 부담하게 될 대출금에 대한 이자나 준공지연으로 입게 될 피해를 고려하여 부득이 피고와 사이에 이 사건 매매계약을 체결하고 피고에게 매매대금을 지급하였다. 따라서 이 사건 매매계약은 강행규정을 위반한 것으로 무효에 해당하는바, 이로써 피고는 정당한 원인 없이 이 사건 매매계약에 따른 매매대금 3,097,899,600원 상당의 이득을 얻고, 원고에게 손해를 가하였으므로, 원고에게 이를 부당이득으로 반환할 의무가 있다.
나. 피고의 주장
1) 기업규제완화법은 기업활동에 관한 행정규제를 완화하는 것이 주된 목적인데, 이 사건 각 토지의 무상양도와 관련한 문제는 인허가 등 행정규제와 관련이 없는 영역이므로 이 사건에는 기업규제완화법 제25조가 아닌 산업입지법 제26조 제2항이 적용된다.
2) 설령 이 사건에 기업규제완화법 제25조가 적용된다고 하더라도 기업규제완화법의 입법 취지상 위 규정에 따라 무상양도의 대상이 되는 ‘재산’은 모든 재산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공공시설’을 의미한다고 해석하여야 하는데, 이 사건 각 토지는 관련 법령상의 도로로 지정된 바 없을 뿐만 아니라 그 지목이 ‘도로’였다는 점 이외에 불특정 다수가 이를 도로로 이용하였다는 점에 관한 증명이 이루어지지도 않았으므로, 위 규정에 따라 무상양도의 대상이 되는 ‘공공시설’에 해당하지 않는다.
3) 또한 무상양도에 관하여 행정청에 재량을 부여하고 있는 산업입지법 제26조 제2항과의 관계, 도시정비사업과 이 사건 사업은 그 사업의 성질, 이후의 이용현황 면에서 차이가 있는 점 등을 고려할 때, 기업규제완화법 제25조는 임의규정으로 해석하여야 한다. 따라서 김포골드밸리와 관계청의 협의하에 이 사건 각 토지에 관하여 매매계약이 체결된 것이므로 피고가 이 사건 매매계약에 따라 김포골드밸리로부터 지급받은 매매대금을 부당이득이라고 할 수 없다.
3. 관계 법령
이 사건에 관련된 법령은 별지2 관계 법령 기재와 같다.
4. 판단
가. 기업규제완화법 제25조의 적용 여부
기업규제완화법은 기업활동에 대한 행정규제의 완화 및 특례에 관한 사항을 규정하여 원활한 기업활동을 도모하고 국민경제의 건전한 발전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한다(제1조). 기업규제완화법은 위와 같은 목적을 위하여 기업활동에 시행되고 있는 여러 행정규제를 완화하고 폐지함과 동시에 각종 특례들을 정하고 있으면서, ‘행정규제를 정하고 있는 다른 법령(행정규제기본법은 제외한다)에 우선하여 적용한다(제3조).’라고 규정하고 있다. 위와 같은 기업규제완화법의 입법 취지 및 규정 내용에다가 기업규제완화법 제25조 본문에 산업단지개발사업의 시행으로 인하여 용도가 폐지되는 국가 또는 지방자치단체 소유의 재산은 ‘산업입지법 제26조 제2항에도 불구하고’ 사업시행자에게 무상으로 양도하여야 하는 것으로 명시하고 있고, 국가나 지방자치단체의 목적 수행상 불가피하게 양도할 수 없는 재산에 대해서는 예외로 한다는 단서 규정을 둔 것 외에는 그 문언상 관리청에 해당 재산에 대한 무상양도를 거부할 재량권을 부여하고 있지도 않은 점 등을 보태어 보면, 산업입지법 제26조 제2항에 우선하여 기업규제완화법 제25조가 적용된다고 봄이 상당하다.
나. 이 사건 각 토지가 무상양도의 대상인지 여부
1) 법령의 해석은 어디까지나 법적 안정성을 해치지 않는 범위 내에서 구체적 타당성을 찾는 방향으로 이루어져야 하고(대법원 2009. 4. 23. 선고 2006다81035 판결, 대법원 2010. 12. 23. 선고 2010다81254 판결, 대법원 2012. 7. 5. 선고 2011두19239 전원합의체 판결 등 참조), 법 해석과 관련하여 법률의 문언 자체가 비교적 명확한 개념으로 구성되어 있다면 원칙적으로 더 이상 다른 해석방법은 활용할 필요가 없거나 제한될 수밖에 없고, 어떠한 법률의 규정에서 사용된 용어에 관하여 그 법률 및 규정의 입법 취지와 목적을 중시하여 문언의 통상적 의미와 다르게 해석하려 하더라도 당해 법률 내의 다른 규정들 및 다른 법률과의 체계적 관련성 내지 전체 법체계와의 조화를 무시할 수 없으므로, 거기에는 일정한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대법원 2009. 4. 23. 선고 2006다81035 판결, 대법원 2021. 3. 18. 선고 2018두47264 전원합의체 판결 등 참조).
2) 위 법리와 기업규제완화법의 내용과 입법 취지 등에 비추어 이 사건에 관하여 살피건대, 갑 제9호증의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아래와 같은 사정들을 종합해 보면, 기업규제완화법 제25조에서 정한 무상양도의 대상이 되는 ‘재산’은 그 이용현황이 ‘공공시설’인 재산으로 제한되는 것이 아니라 그 사용현황과는 무관하게 ‘국가 또는 지방자치단체 소유의 재산’이라고 봄이 타당하다.
가) 기업규제완화법 제25조는 ‘산업단지개발사업의 시행으로 인하여 용도가 폐지되는 국가 또는 지방자치단체 소유의 "재산"은 산업입지 및 개발에 관한 법률 제26조 제2항에도 불구하고 같은 법 제16조 제1항에 따른 사업시행자가 새로 설치하여 국가 또는 지방자치단체에 무상으로 귀속되는 공공시설의 설치비용에 상당하는 범위에서 그 사업시행자에게 무상으로 양도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어 그 문언상 무상양도의 대상을 ‘재산’으로 정하고 있을 뿐 ‘공공시설’에 해당하여야 한다고 제한하지 않고 있음은 분명하다.
나) 기업규제완화법 제25조의 ‘재산’을 ‘공공시설’로 제한하여 해석하여야 한다는 피고의 주장은 문언의 통상적인 해석의 범위를 벗어나고, 법률상 명문의 규정이나 명백한 근거 없이 그 대상의 범위를 임의적으로 축소한 것으로 타당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그 문언과 달리 ‘공공시설’로 축소 해석해야 할 합리적인 이유를 찾을 수 없다.
다) 오히려 무상양도의 대상에 관하여, 택지개발촉진법,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 등이 ‘공공시설’ 내지 ‘정비기반시설’로 한정하고 있는 것과 달리 산업입지법 및 기업규제완화법에서는 ‘재산’이라고 규정하였는데, 이는 산업단지개발사업의 경우 민간 사업시행자에게 귀속되는 이익을 확대하는 특례를 부여함으로써 기업들의 산업단지개발사업의 참여를 유도하여 국토의 합리적인 균형개발을 이루고자 하는 입법자의 의도가 반영되었다고 보는 것이 산업입지법 및 기업규제완화법의 목적에 부합하는 해석이다.
라) 기업규제완화법 제25조는 무상양도의 범위를 기존 국가 내지 지방자치단체 소유의 공공시설에서 ‘재산’으로 넓히고 있는 한편, 그 단서에서 국가 또는 해당 지방자치단체의 목적 수행상 불가피하게 양도할 수 없는 재산에 대하여는 무상으로 양도할 수 없는 것으로 예외조항을 둠으로써 공공의 이익과 민간사업시행자의 이익을 합리적으로 조정하고 있다.
마) 한편 이 사건 산업단지와 인접한 곳에서 시행 중인 ‘김포 △△△일반산업단지개발사업’에서도 관리청이 용도폐지된 국가 소유의 토지 중 ‘이용현황이 공공시설이 아닌 토지’에 관하여는 무상귀속 협의에 응하지 아니하였는데, 그 논의과정에서 ‘산업단지조성사업 시행자에게 공부상 공용시설이나 실제 이용현황은 벼의 경작지인 토지를 무상양도하는 것이 적법한지’에 관한 김포시장의 질의에 대하여 산업통상자원부장관은 2018. 12. 20. ‘대상토지가 산업단지개발사업의 시행으로 인하여 용도가 폐지되는 국가 또는 지방자치단체의 재산이라면 실제 이용현황이 아닌 법률상 소유관계에 따라 사업시행자에게 무상양도하여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회신하였고, ‘기업규제완화법 제25조가 정한 국가 또는 지방자치단체 소유의 재산의 의미’에 관한 조달청장의 질의에 대하여 산업통상자원부장관은 2018. 12. 20. ‘공공재산뿐 아니라 국가 또는 지방자치단체의 소유의 토지 등을 포함하는 개념으로 해석하는 것이 타당하다.’는 내용의 회신을 하였으며, 국토교통부장관도 2019. 5. 22. 한국자산관리공사의 질의에 대하여 무상양도 대상이 되는 재산에 ‘비공공시설’이 포함된다는 내용의 답변을 하기도 하였다.
3) 따라서 이 사건 각 토지가 실제 그 사용현황이 ‘도로’로서 공공시설로 이용되고 있지 않다고 하더라도 이 사건 각 토지는 기업규제완화법 제25조에 의하여 무상양도의 대상이 된다.
다. 기업규제완화법 제25조 본문이 강행규정인지 여부
1) 관련 법리
구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2009. 4. 22. 법률 제9632호로 개정된 것, 이하 ‘구 도시정비법’이라 한다) 제65조 제2항은 ‘시장·군수 또는 주택공사 등이 아닌 사업시행자가 정비사업의 시행으로 새로이 설치한 정비기반시설은 그 시설을 관리할 국가 또는 지방자치단체에 무상으로 귀속되고, 정비사업의 시행으로 인하여 용도가 폐지되는 국가 또는 지방자치단체 소유의 정비기반시설은 그가 새로이 설치한 정비기반시설의 설치비용에 상당하는 범위 안에서 사업시행자에게 무상으로 양도된다.’고 규정하고 있는바, 위 조항은 종래 민간 사업시행자가 사업지구 내에 공공시설을 설치할 경우 그 공공시설 및 그 부지의 소유권을 아무런 보상 없이도 국가나 지방자치단체에 귀속시킬 수 있도록 행정청에 재량권을 부여한 구 주택건설촉진법(2003. 5. 29. 법률 제6916호로 주택법으로 전부 개정되어 2003. 11. 30.부터 시행되기 전의 것, 이하 같다) 제33조 제8항, 구 도시계획법(2000. 1. 28. 법률 제6243호로 전부 개정되어 2002. 2. 4. 법률 제6655호로 폐지되기 전의 것, 이하 같다) 제52조 제2항 등을 둘러싼 위헌성 논란 내지 행정청의 재량권 일탈 논란 소지를 제거하고, 민간 사업시행자에 의하여 새로 설치된 정비기반시설이 구 도시정비법 제65조 제2항 전단 규정에 따라 관리청에 무상으로 귀속됨으로 인하여 야기되는 민간 사업시행자의 재산상 손실을 고려하여, 그 민간 사업시행자가 새로 설치한 정비기반시설의 설치비용에 상당하는 범위 안에서 정비사업의 시행으로 용도가 폐지되는 국가 또는 지방자치단체 소유의 정비기반시설을 그 민간 사업시행자에게 무상으로 양도되도록 같은 항 후단 규정을 둠으로써 위와 같은 재산상의 손실을 합리적인 범위 안에서 보전해 주고, 민간 사업시행자와 국가나 지방자치단체 사이의 재산적 권리관계를 보다 형평에 맞게 합리적으로 조정하기 위하여 마련된 규정이므로, 이는 정비사업의 시행으로 인하여 용도가 폐지되는 국가 또는 지방자치단체 소유의 정비기반시설의 양도 또는 귀속에 관한 실체적 권리관계를 규정한 조항이라고 할 것이다. 그리고 위와 같은 구 도시정비법 제65조 제2항 후단 규정의 입법 취지에 비추어 보면, 이는 민간 사업시행자에 의하여 새로 설치될 정비기반시설의 설치비용에 상당하는 범위 안에서 용도폐지될 정비기반시설의 무상양도를 강제하는 강행규정이라 할 것이므로, 위 규정을 위반하여 사업시행자와 국가 또는 지방자치단체 사이에 체결된 매매계약 등은 무효라고 할 것이다(대법원 2009. 6. 11. 선고 2008다20751 판결 참조).
2)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기업규제완화법 제25조 본문은 구 도시정비법 제65조 제2항 후단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산업단지개발사업 시행자에 의하여 새로 설치된 공공시설이 국가 또는 지방자치단체에 무상으로 귀속됨으로 인하여 야기되는 사업시행자의 재산상 손실을 고려하여, 그 사업시행자가 새로 설치한 공공시설의 설치비용에 상당하는 범위에서 사업의 시행으로 용도가 폐지되는 국가 또는 지방자치단체 소유의 재산을 그 사업시행자에게 무상으로 양도하도록 함으로써 위와 같은 재산상의 손실을 합리적인 범위 안에서 보전해 주고, 사업시행자와 국가나 지방자치단체 사이의 재산적 권리관계를 보다 형평에 맞게 합리적으로 조정하기 위하여 마련된 규정’이라고 봄이 타당하고, 위와 같은 입법 취지에다가 기업규제완화법 제25조는 무상양도의 대상 범위를 국가 내지 지방자치단체의 ‘재산’으로 확대함으로써 민간 사업시행자에게 특례를 부여하고 있는 점, 그 규정형태도 ‘양도하여야 한다.’라고 분명히 규정함으로써 관리청의 재량을 허용하고 있지 않은 점 등을 보태어 보면, 기업규제완화법 제25조 본문은 사업시행자에 의하여 새로 설치될 공공시설의 설치비용에 상당하는 범위에서 사업시행으로 용도가 폐지되는 국가나 지방자치단체 소유 재산의 무상양도를 강제하는 강행규정이라 할 것이므로, 위 규정을 위반하여 사업시행자와 국가 또는 지방자치단체 사이에 체결된 매매계약은 무효라고 할 것이다.
3) 피고는, ‘산업입지법 제26조 제1항 등에서 규정하고 있는 "무상귀속"의 경우 사업시행자가 종래의 공공시설을 당연히 원시취득하는 것에 반하여 산업입지법 제26조 제2항이나 기업규제완화법 제25조에서는 소유권이 양도이전되는 별도의 절차를 요하는 승계취득을 의미하는 것인데, 김포골드밸리는 관리청과 협의하여 이 사건 토지를 매수하였는바, 피고의 무상양도 거부처분 내지 이 사건 매매계약이 무효가 아닌 이상 피고가 취득한 매수대금이 부당이득이 아니다.’라고 주장하나, 이는 이 사건 매매계약이 강행규정에 반하여 무효라고 앞서 판단한 것과는 다른 전제에 선 주장에 불과하므로, 피고의 이 부분 주장은 더 이상 유지될 수 없다.
4) 소결
한편 이 사건 제1 내지 21항 토지가 ‘산업단지개발사업 시행자인 김포골드밸리의 사업시행으로 인하여 용도가 폐지되는 국가 소유의 재산’이라는 사실과 김포골드밸리가 위 사업시행에 따라 새로 설치하여 국가나 지방자치단체에 무상으로 귀속시킨 공공시설의 설치비용이 용도폐지된 국가 소유 재산의 가액을 초과한다는 사실에 관하여는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는바, 김포골드밸리가 피고로부터 이 사건 각 토지 중 이 사건 제1 내지 21항 토지를 유상으로 매수하는 내용의 이 사건 매매계약은 강행규정인 기업규제완화법 제25조 본문을 위반한 것으로서 무효라고 봄이 상당하다(다만 원고는 이 사건 제22항 기재 토지에 관하여도 무상양도 대상이 된다고 주장하나, 원고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위 토지가 이 사건 사업의 시행으로 용도폐지된 국가 소유의 토지임을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는바, 원고의 이 부분 청구는 받아들이지 않는다).
라. 부당이득반환의 범위
1) 피고가 이 사건 매매계약에 따라 김포골드밸리로부터 이 사건 제1 내지 21항 토지의 매매대금으로 2,833,490,400원을 지급받은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으므로, 피고는 이 사건 제1 내지 21항 토지에 관한 매매계약이 무효가 됨에 따라 김포골드밸리의 파산관재인인 원고에게 부당이득의 반환으로 그 매매대금 상당액인 2,833,490,400원 및 이에 대한 이자 및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2) 원고는 피고가 악의의 수익자임을 전제로 매매대금 지급일부터의 법정이자와 지연손해금을 구하고 있다.
민법 제748조 제2항은 악의의 수익자는 그 받은 이익에 이자를 붙여 반환하고 손해가 있으면 이를 배상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한편 수익자가 악의라는 점은 이를 주장하는 자가 증명하여야 한다(대법원 2015. 5. 28. 선고 2014다211312 판결 참조). 여기서 ‘악의’라고 함은 자신의 이익 보유가 법률상 원인 없는 것임을 인식하는 것을 말하고, 그 이익의 보유를 법률상 원인이 없는 것이 되도록 하는 사정, 즉 부당이득반환의무의 발생요건에 해당하는 사실이 있음을 인식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대법원 2010. 1. 28. 선고 2009다24187 판결 참조).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피고가 김포골드밸리로부터 이 사건 매매계약에 따라 이 사건 각 토지에 관한 매매대금을 지급받을 당시 이 사건 매매계약이 무효임을 알았다고 볼 증거가 없으므로 피고가 악의의 수익자였다고 볼 수는 없다. 다만 선의의 수익자라도 패소한 때에는 그 소를 제기한 때, 즉 소장 부본 송달일부터 악의의 수익자로 간주되므로(민법 제749조 제2항, 대법원 2015. 5. 28. 선고 2014다211312 판결 등 참조), 피고는 그때부터 민법에서 정한 연 5%의 법정이자를 가산하여 반환하여야 한다.
마. 소결
그렇다면 피고는 원고에게 위 2,833,490,400원 및 이에 대하여 이 사건 매매계약이 무효임을 이유로 부당이득의 반환을 구하는 이 사건 소장 부본이 송달된 날임이 기록상 명백한 2021. 6. 22.부터 피고가 그 이행의무의 존재 여부나 범위에 관하여 항쟁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인정되는 이 판결 선고일인 2023. 8. 24.까지는 민법에서 정한 연 5%의, 그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에서 정한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이자 및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5.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위 인정 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여야 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여야 한다.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일부 달리하여 부당하므로 제1심판결 중 위에서 지급을 명하는 금액에 해당하는 원고 패소 부분을 취소하여 피고에게 위 금액의 지급을 명하고, 원고의 나머지 항소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별 지 1] 생략
[별 지 2] 생략
판사 김유진(재판장) 최은경 심웅비
마치며
이번 포스팅은 遵法精神의 판례로 본 세상, 기업규제완화법에 따른 산업단지 개발 사업용 국유지 무상양도 거부로 인한 부당이득 반환 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본 내용은 참고를 위한 글이며, 재판을 앞두고 있는 경우, 자신의 상황에 맞는 경험이 많은 전문가를 찾으시길 바랍니다. 제대로 된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신중하게 결정하는 것이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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